신명기 7:1-7 / 사도행전 3:11-16
우리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고백합니다. 이 말을 들으면 어떤 사람들은 성경은 하나님이 말씀하신 것을 문자 그대로 적어놓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성경을 읽어보면, 성경은 '사람들'이 쓴 글로 이루어져 있고, 그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해서 말을 합니다. 게다가 이 책들을 '성경'으로 결정한 것은 교회의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성경 안에는 오류도 있고, 서로 합치되지 않는 내용들도 적지 않게 들어있습니다. 이런 점들은, 성경의 기록된 문자 그 자체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볼 수는 없음을 말해 줍니다. 우리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신앙고백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신약 본문은 성경이 어떻게 해서 하나님의 말씀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사도행전 3장의 기록된 말씀은, 걷지 못해 구걸하던 사람이 성하게 되는 하나의 사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베드로의 증언에 따르면, 그 사건은 부활하신 예수께서 행하신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정리해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의 구원 행동이 있었고, 그 예수님의 구원 행동에 대한 베드로의 증언과 후대의 기록을 통해 사도행전 3장의 말씀이 형성된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행동으로 말씀하셨고, 그에 대한 베드로의 증언을 기록한 것이 성경이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가장 원초적인 하나님의 말씀은, 예수님의 구원 행동, 하나님의 행동입니다. 하나님은 행동으로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그 행동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이렇게, 하나님이 자신을 드러내시는 행동, 즉 하나님이 말씀하신 사건이 있습니다. 이것을 가리키는 말이 '계시'입니다. 구약에서는 출애굽 사건, 그리고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 사건이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계시 행동입니다. 이 하나님의 계시 행동이 가장 원초적인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면 성경은 무엇입니까? 하나님이 자신을 드러내시는 계시 행동을 증언하는 기록입니다. 하나님의 계시 행동을 모세나 베드로와 같은 사람들이 증언하였습니다. 그리고 후대의 저자들이 그것을 기록하여 성경이 형성된 것입니다. 즉 성경은, 계시 사건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행동을 증언하는 책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신 계시 사건을 기록하고 있는 책이 성경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인 겁니다. 둘째로, 성경에는, 그 증언들에 대한 해석도 담겨 있습니다. 같은 사건일지라도 그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시대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출애굽 사건일지라도 예언자의 눈으로 본 해석이 있고, 제사장들의 눈으로 본 해석이 있고, 정치가의 눈으로 본 해석도 있습니다. 같은 예수 그리스도 사건이라고 해도 마태/마가/누가/요한의 해석, 그리고 바울의 해석 사이에 제각기 다른 면이 있습니다.
공통점은, 그 사건을, 하나님이 행동하신 사건, 즉 하나님의 계시 사건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각도에서 뜯어 보고, 각기 다른 시대 상황에 비추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찾아볼 때 그 다양성을 통해서, 하나의 관점만으로는 온전하게 드러낼 수 없었던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입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 해석이 성경의 큰 부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해석들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사건으로부터, 각 시대의 신앙공동체들이 힘써 깨닫고 자신들을 향한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은 말씀들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고백하는 2차적인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성경에는, 계시 사건을 통해 깨달은 바를, 공동체의 삶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구약의 이스라엘은, 출애굽 사건의 정신에 따라 살아갈 삶의 길을 율법으로 정리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방법과 제도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중에 만들어진 기도와 찬양도 있습니다. 신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 사건에 합치되는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쏟았던 교회와 성도들의 치열한 노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는 깨달은 하나님의 말씀을 삶으로 옮기기 위한, 신앙공동체의 피나는 노력입니다. 각기 다른 시대와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고자 했던 흔적들입니다. 그들의 치열한 몸부림을 읽으며, 우리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기에, 그것을 기록하고 있는 성경을,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읽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고백하는 3차적인 이유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내용을 분별하고 살핌으로써,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음성을 들려주는 책, 곧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
227 | 축제의 영성 - 1월 5일 | 전주강림교회 | 2025-01-11 |
226 | 내 나이 몇인가? - 12월 29일 | 전주강림교회 | 2025-01-04 |
225 | 주님의 평화 - 12월 22일 | 전주강림교회 | 2024-12-28 |
224 | 예배의 계절 - 12월 15일 | 전주강림교회 | 2024-12-14 |
223 | 성찰과 희망의 대림절 - 12월 1일 | 전주강림교회 | 2024-12-07 |
222 | 말씀의 흔적을 가진 사람 - 11월 24일 | 전주강림교회 | 2024-11-30 |
221 | 이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11월 10일 | 전주강림교회 | 2024-11-16 |
220 |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 10월 27일 | 전주강림교회 | 2024-11-02 |
219 | 에덴의 동쪽 - 10월 20일 | 전주강림교회 | 2024-10-26 |
218 | 종말의 시기를 사는 지혜 - 10월 6일 | 전주강림교회 | 2024-10-12 |
댓글